유럽과 코로나, 한국 언론의 오보

[로마] 통상 해외 토픽과 같은 단신을 보도함에 있어서 단순한 흥미를 유발하는 정도의 기사 제목이나 편집 방향은 늘 존재하기 때문에, 자칫 현재의 코로나19 상황과 같은 장기간에 걸친 전 세계적인 비상 사태의 다양한 모습을 전달하는 것은 훨씬 더 신중하고 정확한 보도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 최근 10주 사이에 한국 언론을 통해 비춰진 “중국-베트남-유럽-이탈리아-스페인-미국-페루-남미” 등으로 이어지는 “코로나19 시리즈”의 보도 내용은 상당수 지역의 “한국 교민회” 등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하는 “문화적 배경과 장기 체류자 등의 체감 정도”와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띠고 있으며, 이는 일부 교민 사회에 적잖은 불편을 (또는 심지어 피해까지)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만, 베트남 등과 같이 “한류의 영향이 비교적 큰” 지역의 현지인들이 한국 언론의 잘못된 보도 행태나 비이성적인 한국어 댓글 등에 분노하여 이를 자국내 미디어로 확산시킴에 따라 입게되는 현지 교민들의 피해 양상에 비해, 유럽의 경우에는 이러한 “한국 언론기사와 댓글의 번역”이 크게 문제로 비화하지는 않았기에 이러한 “(의도된) 편향 및 왜곡”이 면면을 일반 한국 국민들이 “쉽게 믿게되는” 양상이 점차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초토화”와 “전쟁터” 등으로 비유하는 것이 과연 팩트일까?

 

물론, “확진자와 감염자, 그리고 사망자와 완치자” 등으로 이르는 4 big numbers 에 기반한 한국어 기사 내용은 사실을 왜곡하거나 거짓된 숫자를 표현하지 않는다. 이는 “숫자를 통한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기사라 할 수 있으며, 유럽 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에 이르는 다양한 지역에서 매일 업데이트하는 내용으로 진실된 정보 전달에 해당한다. 그러나, 문제는 “어휘 선택”에서 시작한다. 과연 “대구•경북•수도권” 등에 관한 국내 상황을 보도한다면 이렇게 쉽게 “초토화”나 “전쟁터”와 같은 표현을 기자가 쓸 수 있었을까? 물론, 부마 항쟁이나 광주 민주화 운동과 같은 “군병력 투입”의 뼈아픈 한국의 역사와 그 상흔은 여전히 “군용차 ▻ 계엄 ▻ 전쟁 ▻ 공포”로 이어지는 너무나 손쉬운 연상 작용을 한국 사람들에게 일으키곤 한다.  해당 기사(https://news.v.daum.net/v/20200322070028166)에 등장하는 군용 트럭은 “민간인 운전자의 전염 위험을 고려하여, 상용 트럭을 동원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가가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하단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군용 수송기로  롬바르디아의 코로나19 환자를 ECMO(체외막 산소화 장치)가 장착된 특수 구급차량 통째로 후송하는” 것과 같은 모습은 “초토화”나 “전쟁터”와는 상관없는 “적극적인 국가의 개입”을 통한 대응 상황일 뿐이다.

 

응급 환자를 ECMO 장착된 특수 구급차량에 태워 통째로 수송중인 이탈리아 군용기

 

이탈리아 공군 46연대 소속의 C-130J 수송기가 ECMO 설비된 구급차 하기후 환자를 연계하는 모습

 

한편, 이탈리아의 현재 위기 상황을 “포퓰리즘 ▻ 재정적자 확대 ▻ 무상 의료(*거짓) ▻ 공공의료 정부 투자의 감소”의 논리로 보도하는 기사(https://news.v.daum.net/v/20200321030154526)의 경우, 전체 논리 가운데 특정 요소를 거짓으로 심는 “오류”를 범했다. 이탈리아를 포함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무상 의료”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소득 기준 건강보험료 납입”을 원칙으로 하는 한국의 건강보험 체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통상 “외국인 단기 방문자 또는 체류자”에게만 “관용”을 베풀어 “무상 응급 의료혜택”을 제공할 뿐이므로 “포퓰리즘 – 무상의료”와 같은 논리는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EU 회원국 협약으로 EU 국민들은 EU 회원국 어느 곳에서도 일정 수준의 진료 혜택을 받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특정 국가에서의 무상 의료가 아닌, 모든 국가에서 거의 유사한 수준의 건강 보험료 납부를 통한 공공 의료 재정의 확보”라는 것이 사실이므로, 이는 “포퓰리즘”과 같은 정치 용어로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을 분석하려는 논리 자체에 치명적인 오류가 된다.

 

“무상 의료”라는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잘못된 논리

 

이탈리아 의대생과 의사의 “국외 유출”은 EU 모든 국민에게 보장된 “EU 역내 취업과 이주의 자유”이다

 

진정한 문제는 다른 나라의 제도나 문화적 배경을 “왜곡”하여 보도하는 모습이 과연 어떠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의사와 의대생들이 지속적으로 “국외 이주”를 통해 유출되는 것이 현재 이탈리아 “의료계의 위협적인 현실”로 보도하고 있으나, EU 회원국민들은 어떠한 별도의 제약이 없이 “EU 권역 내에서 이주와 취업의 자유”를 보장받기 때문에, 심지어는 “독일 의사들이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영국” 등 “더 높은 소득”이나 “새로운 주거 환경”을 찾아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취업의 자유”를 활용하는 사례일 뿐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EU 회원국 병원들은 “외국인 의사 및 간호사”를 적극적으로 채용해왔을 뿐만 아니라, 이는 비단 EU 국적자들에게만 허용되는 것이 아닌 “비 유럽 국적 의사의 취업”도 보장하는 “전문직 취업의 보장(*EU 블루카드)”로도 나타난다.

결론적으로 이와 같은 한국 언론의 “자극적인 표현이나 잘못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유럽에 관한 보도”는 그 어느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수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후안무치”의 결과로 다수의 한국계 교포와 주재원, 그리고 유학생 등이 직,간접적으로 받는 피해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전 세계적인 응급상황에서 한국으로의 귀국”을 “비상 탈출” 정도로 묘사하는 자세도 상당히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현실”에 대해 “잘못되거나 매우 자극적인” 보도를 통해 “잘못된 현실 인식”으로 이어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나타낸다.

거듭, 현재 코로나19를 포함한 유럽에서의 비상 상황은 실존하며 또한 매우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미디어를 통해 한껏 부풀려지거나 잘못된 모습으로 전달되는 “거짓 정보”는 어쩌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훨씬 두려운 존재임이 틀림없으며, 기사를 작성하는 “언론인”으로서 거듭 “정확성 여부의 확인”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바란다. 특히, 마치 매일같이 “스포츠 리그 순위”를 보도하듯 “독일과 스페인이 이탈리아를 바짝 뒤쫓고 있다”는 등의 “숫자 경쟁”을 보도하는 것은 결코 “빠른 코로나19 상황의 종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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