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숙소, 이렇게 구하면 망한다

[베를린/부다페스트] 한국에서도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숙박 예약이나 월세 계약이 흔해진 요즘, 해외 여행을 떠나도 스스로 숙박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 된다. 특히, 2~3일 단위로 체류지를 옮겨다니는 흔한 “배낭 여행”이나 “0박0일 0개국 완전 일주” 등의 고전적인 유럽 여행 패턴에 있어, airbnb 나 Booking.com, HotelsCombined 과 같은 메이저급 여행자 전용 숙박예약 앱은 유학생들이 처음 숙소를 예약할때에도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물론, 지역마다 student housing 과 같은 “장,단기 유학생”을 위한 월세 전문 포털사이트도 제법 많은 가운데, 학생들이 처음으로 숙소를 구하는 과정에서 열에 아홉은 실패하는 몇 가지 이유를 소개한다. 이미 유학중인 경우라면 “맞다, 맞아”를 외치며 공감을 표하는 사람도 많을텐데, “뻔히 알고도 어찌할 줄 모르는” 그런 상황이 제법 많다는 반증일것이다.

 

사진이 예쁜 집 vs 사진조차 못생긴 집

너무나 당연한 얘기같지만, “사진빨”에 웃픈 경우는 숙소를 구하는 과정에도 툭툭 튀어나온다. 정갈한 사진 한 장이 주는 이미지는, 굳이 그 집의 월세가 얼마인지나, 몇층 건물의 몇층에 해당하는지, 건물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등과 같은 텍스트 설명보다 훨씬 강하다. 특히, 매번 세입자가 바뀔때마다 사진을 업데이트하는 그런 집주인이라면 감사하겠지만, 대부분은 “처음 꽃단장한 그 순간의 사진”들로 수년째 광고하는 경우도 많다. 반면, 사진의 초점도 맞지 않아서 흐리거나, 각도가 틀어져서 내 고개를 틀어서 보게 만드는 사진이거나, 조명이 너무 어둡거나 밝아서 집안 고유의 컬러 톤이 불분명한 사진 등도 많다. 그런 집들은 대부분 “일단 넘기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 이제부터는 사진으로 미뤄보는 집과 집 주인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과는 달리, 유럽은 상당수의 부동산들이 “관리 대행”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 즉, 여러 채의 집을 직접 소유하고 임대하고 관리하는 “전문 임대 사업자/법인”인 경우도 많지만, 일반 개인이 소유한 집을 단순히 알선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임대 알선과 세입자 유지/보수”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예쁜 사진”일수록 이러한 “관리받는 집”에 해당할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에, 전문 업체에 의해 적절한 보수가 이루어지는 장점이 있는 경우도 많지만, “전문적으로 메이크업을 더하는” 그런 집들도 많다는 소리다. 물론, 처음 유럽에서 장기간 체류할 숙소를 구하는 사람에게, 현지 언어도 서툰 입장에서는 “일단 깔끔해보이는” 곳을 찾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는 선택이다. 그런데, “사진이 예쁜 집”을 선택하면 뭐가 잘못이란 말인가?

 

 

“사진이 예쁜 집” 가운데, “사진만 예쁜 집”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 반대로, “사진조차 못생긴 집” 가운데, “사진만 못생긴 집”도 의외로 많다는 사실. 바로 이 점을 말한다. 즉, “직접 가보지 않은 채, 사진으로만 필터링하는” 순간, 이미 유럽 초보자 A군이 “망했어요”를 외칠 가능성은 절반 가량은 올라간다. 때문에, 처음 1주일 가량만 머물 숙소를 확보하고, 그 1주일 사이에 미리 방문해볼 수 있는 집들을 적어도 5군데 가량은 확보하여 미리 담당하는 부동산이나 관리자에게 이메일로 해당 기간에 맞추어 “방문 예약”을 해둘 필요가 있다. 문제는, 국가에 따라 이렇게 “예약”이 확실히 자리잡은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도 많은 곳이 유럽이므로, 반드시 “예약 3일 전까지 미리  예약 일시를 중복하여 체크해야” 낭패를 보지 않을 수 있다. “언제 다 돌아봐?”라는 생각은, 어쩌면 처음 1~2 곳의 집을 방문하면서 슬그머니 들게된다. “어차피 거기서 거기”일거란 생각이 드는 순간, A군의 다가올 1년은 “집떠나니 개고생”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 가능성도 절반은 올라간다.

 

귀찮고 힘들수록, A군은 정말로 실속있는 집에서 살 수 있게될 것이고, 어쩌면 1년이 아니라 2~3년을 이사하지 않고도 한 집에서 계속 살수도 있다. 특히, “사진이 못생긴 집”은 오히려 “연세가 지긋한 집주인 어르신”일 가능성도 높으며, “(조금 답답하더라도) 간단한 영어 한 마디라도 섞어서,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낯선 외국인 유학생을 받아주고 바라볼 가능성” 또한 높다. 특히, “사진 조차도 정성껏 찍지 못하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드물게 찾아와 준 세입자”가 가급적 떠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도 “계약서 이외의 도움이나 정(情)”을 훨씬 더 많이 나눠주는 경우도 많다. 물론, “사진처럼 정말로 못난 집”이라면 과감히 발걸음을 되돌릴 수 밖에 없겠지만, 가보지도 않고 “사진으로만 걸러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미루어보면, 한두번 정도는 “사진은 못생겼어도 한 번은 찾아가보는” 수고를 통해 “언더 독(under dog)”을 찾아 횡재할 수도 있는 법이다.

 

 

가장 중요한게 가격이라고?

사람은 누구나 “싸고 좋은 집”을 찾게 마련이다. 물건을 살 때도 “일단 싸지 않으면 패스”를 외치는 경우도 많지만, 빠듯한 살림을 해야하는 초보 유학생 A군에게 “가격보다 중요한 조건은 없다.” 그렇다면, 유럽의 월세 가격이나 기타 비용은 어떻게 될까? 일단, 한국의 “고시원 같은” 숙소는 찾을 수가 없다. 이유는 “인권 보호를 위한 주거 시설의 규정”이 엄격히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용은? 지역마다 차이가 제법 있기도 하지만, 기숙사가 아닌 다음에야, 대부분 원룸 아파트의 하위 40% 월세 평균은 40~80만원 수준이다. 물론, “관광지로 유명한 도시”의 경우에는 그 돈으로 “침대 하나”만 임대할 수 있는 경우도 많지만 (*위에 언급한 주거 시설의 규정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면서 영업하는!), 대부분 “하위 40%”에 해당하는 월세 평균은 40~80만원의 범위 내에 존재한다. 물론, “신혼집을 차리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집을 구하면 자연스레 “상위40% 어디쯤”에 해당하는 월 100만원 이상의 집들만 눈에 들어온다. 누구나 경제 사정이 다를 것이므로 “가격 위주의 선택”이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 그렇다면, “가격”보다 중요한 것이 없는 만큼, “가격 잘 들여다보는 법”은 없을까?

 

유럽의 월세 계약의 가격 구조는 보통 다음과 같다.

  • 월 임대료 = (a)
  • 보증금 = (a) x 2 또는 (a) x 3
  • 월 공동 관리비 = (a) x 0.05~0.08 또는 5~15만원
  • 월 공과금 = 상하수도료 + 전기료 + 가스료 (취사 및 온수) + 난방료 (공동 또는 개별)
  • 부동산 수수료 = 국가에 따라 (a) 만큼을 “세입자가 중개인에게 지급”하거나 “집주인이 지급”

 

 

때문에, 왠만한 지역에서는 “혼자 살 집”을 찾을때에는 반드시 위와 같은 조건을 반드시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또한, 월세 계약의 특이 사항으로 “12개월 단위의 재계약”을 꼽을 수 있는데, 왠만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1년 뒤에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A군의 경우 “흡연자이며, 종종 음주를 즐기는 타입”이기 때문에, 집안에서 흡연을 한다거나 지나친 음주로 인해 이웃들이 집주인에게 “신고”를 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계약 시점에서 동일하거나 2~5% 인상된 금액”으로 재계약할 가능성도 높다. 또는, 국가에 따라서는 “4+4” 계약과 같이 “기본 4년 계약 후, 세입자가 원할 경우에 추가 4년”을 동일한 금액 조건으로 계약하기도 하는데, 특히나 이렇게 “장기 계약”을 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부동산 수수료를 세입자가 부담”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표적인 나라로써 “이탈리아”가 손꼽힌다.

 

따라서, 월세 물건 가운데 “집주인이 직접 올려요” 하는 광고를 보게된다면 “부동산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직거래”라는 장점도 있지만, 꽤 흔하게 “월세 계약 사기”를 겪게될 가능성도 높으니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월세 광고를 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집 주인” 본인이 게시했는지 (*집 주인 부탁으로 올린다면 사기 가능성 up up) 확인하고, 집 주인의 페친이 얼마나 되는지 등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집 주인 명의로 공과금을 부과”하는지를 확인해서, 가능하다면 “집 주인 명의로 수도/전기/가스/난방/인터넷” 등을 계약하고 매월 고지서를 통한 금액 확인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세입자 본인 명의로 납부한 공과금 내역”을 통해 “다음 집을 구할 때, 나의 신용도를 새 집주인이 확인하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처음에 조금 번거롭고 귀찮더라도 “공과금은 내 이름으로” 내는 것이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럼, 집 구할때 “가격” 이외에 조심해야 할 내용은 없을까?

 

 

세탁기와 에어컨, 그리고 방음

유럽 생활을 열심히 준비중인 A군은, 문득 “옵션”에 대해 궁금증이 많아졌다. 침대, 식탁, TV, 소파, 냉장고, 키친, … 으응? 키친도 옵션이라고? 이건 또 무슨 소리인지, 조금 황당해보이기도 한다. 즉, 이러한 비용은 집 주인이 부담하지 않겠다는 뜻이므로, 당연히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러한 계약은 주로 “독일”을 포함한 “추운 나라”에서 찾아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풀 옵션”이 아닌 경우, 어떠한 “옵션”이 기본으로 포함될까? 아마도 침대, 식탁, 소파, 냉장고, 그리고 “키친 및 욕실 설비” 정도가 기본 옵션에 해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 속하지 않은 필수품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세탁기와 에어컨이다 (*TV에겐 미안하지만, “의대 유학생”에겐 TV 옵션은 그냥 장식용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세탁기와 에어컨. 요즘 한국에 왠만한 집에서 에어컨은 그렇다 치더라도 “세탁기가 없는 집”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다못해, 빨래 돌아가는 모습을 구경할 수 없는 큰 상자처럼 생긴 구형 “돌돌이” 세탁기라도 있는 집이 대부분이 아닐까? 근데, 선진국이 대부분이라는 “유럽”에서 “세탁기 조차 없는 집”이 있다면, 이야말로 거대한 문화 충격이 아닐까 싶다. 보통, 세탁기가 없는 집은 다음의 세 가지 이유 가운데 적어도 하나는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한다.

 

  • airbnb 와 같은 초단기 임대를 겸하는 집
  • 건물이 오래되어 “전기/수도” 공급이 다소 불안한 집
  • 세탁기의 배수관 연결이 어려운 “낡은” 집

 

유럽은 여차하면 지은 지 100년이 넘은 (*심지어 독일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200-300년된 집도 드물지 않다) 건물이 많아서, 개증축을 하는데 핵심 사항인 “실내 페인트칠과 바닥재 보강, 이중창과 방화문”에 집중하고, 나머지 수도나 전기 시설은 쉽게 건드리지 않는 집들이 많다. 이런 집일수록 “여행자를 위한 초단기 임대”로 운영하는 곳일 가능성이 많고, “어차피 2-3일 정도 머물다 떠나는 투숙객”들이 “세탁기”를 찾을 가능성 또한 매우 낮다. 뿐만 아니라, 일부 “old town”에 속하는 건물들은 수도 시설이 열악해서, 아예 골목마다 “코인 빨래방”이 한국의 PC방이나 “코노” 만큼 흔한 지역도 많다. 때문에, 단순히 “빨래하기 불편해서”라는 이유 외에도, “풀옵션은 아니어도, 세탁기는 있는 집인지”를 꼭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추운 나라가 아님에도 “에어컨”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탈리아나 스페인, 그리스 처럼 “따뜻한 남쪽 나라”에 해당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긴 여름동안 적당히 땀을 흘리고 선탠을 즐기며, 창문과 발코니 문을 열어놓고 바깥 공기를 즐기는” 문화에 기인하는 것이다. 특히, 자연스럽게 자리한 “시에스타”와 같이 “낮잠 문화”가 있는 곳일수록, “에어컨 틀어놓고 문을 꼭꼭 잠근 채로 실내에서 여름을 보내는” 것을 매우 어색하거나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실제로, 에어컨이 없는 집일수록 “단열이 매우 잘되어,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은 따뜻할” 가능성도 높지만, 반대로 “겨울에 크게 춥지 않고 여름이 길어서 벽이 매우 얇은 집”일 가능성 또한 높다. 즉, 이탈리아처럼 여름이 긴 나라에서 에어컨이 아예 없는 집이라면 “벽이 매우 얇은 집”일 가능성이 높아서 “이웃간 소음” 또한 상당히 시끄러울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이런 집들은 여름이 길며, 동시에 “볕이 잘 드는 집”이기도 하기에, 좁은 아파트 사이의 골목에서도 일년 내내 “빨래로 가득한 발코니”를 보게 될 가능성도 높다. “빨래로 가득한 발코니 = 이웃간 소통이 많은 곳 = 시끄러운 골목”의 가능성이라면, 너무 비약된 추론일까? 결국, A군의 시선은 이제 “에어컨과 세탁기가 있는 집”을 향하고 있다.

 

 

새하얀 페인트

유유히 흐르는 강물의 진실

유럽은 한국과는 달리 “벽지”를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다. 있더라도 “띠 벽지” 형태인 경우도 많고, 벽지가 있는 집은 “기본적으로 비싸거나 오래된” 경우가 많아서, 결론적으로 A군처럼 처음 유럽 유학을 시작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해당 사항 없음”에 해당한다. 그래서, 제일 무난한 “하얀색 또는 크림색”과 같은 실내 페인트를 칠한 집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따라서, A군이 예약하고 방문하는 집의 대부분은 “새로 칠한 듯한 페인트”가 눈에 띄기도 하지만, 거꾸로 “페인트 칠을 새로 해줘서 산뜻한 느낌에 선택한” 집이기도 하다. 새로운 입주자를 위해 나름 리모델링을 했다는 사실이 팍팍 눈에 띄는 집은 이렇게 “페인트 칠”부터 내세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의 복병이 있다면?

 

 

새로 페인트를 칠한 집이라면, 오히려 더 눈여겨 보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특히, “창문이나 욕실” 등을 함께 새롭게 교체한 집이 아니라, 단순히 페인트만 새로 칠한 집이라면 두번이고 세번이고 반복해서 “물”을 확인하기 바란다. A군은 들뜬 마음으로 “스케치북처럼 하얀 벽면”에 화사한 실내 분위기에 이끌렸다. 그런데, “초보”답게도 “물”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지나쳐, 앞으로의 1년은 어쩌면 힘들고 고된 “곰팡이와의 전쟁”을 치러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주변을 흐르는 작지만 마음을 달래주는 “강물”이 고맙기만 할 것 같은데, 대체 무슨 소리냐고?

 

오래된 집들이 많은 유럽. 오래된 가운데 “상하수도 파이프” 또한 낡았거나, 중간중간 이음매 (고무 “패킹” 등) 실리콘이 낡아서 어딘가 물이 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러한 집일수록 세입자를 교체하는 시점에 “쉽고 간단한 페인트 메이크업”을 통해, 벽면 어딘가에 세입자와 일상을 공유하는 “곰팡이”를 꽁꽁 감추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 이런 집인지 아닌지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가구 뒷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화장실은 기본적으로 “물때”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옷장/장식장/소파/침대” 등의 벽면과 닿는 부분이 어딘지 모르게 약간 눅눅한 느낌이 들거나, 심지어는 그 뒷면으로 이미 곰팡이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A군이 이 집을 찾아와서 입구를 들어선 순간, 이미 “쿰쿰한 냄새”를 느낀다면, 열에 아홉은 “건물에 곰팡이가 살고 있어요”를 외치는 중임을 느껴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계약해버린 A군. 때는 늦었기에, 이제 남은 대처법은 열심히 “물먹는 하마”를 찾는 수 밖에 없다. 특히, 남유럽에 가까울 수록, 바닷가나 호수, 강가에 가까울 수록 이렇게 “슬기로운 곰팡이 생활”이 진행중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다시 말해서, 강/호수/바다 등이 가까운 집일수록 “전망 vs 곰팡이/모기/파리”의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으며, 계약 이전에 “벽면을 확인하는” 절차까지 꼭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안 가득 “물먹는 하마(*물론, 유럽에서 이 하마는 찾을수가 없고, 그와 동일한 제습제는 슈퍼와 중국 상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를 쌓아두어도 충분한 환기를 하지 않으면 쉽게 곰팡이가 모습을 드러냄을 겪어야 할 것이다.

 

위치, 그리고 위치

유학생들은 보통 “학교 앞”을 최고의 숙소 위치로 손꼽는다. 특히, “공부의 강도와 양”이 엄청날 수 밖에 없는 “의대 유학생”에게, 단 1분이라도 “아침 잠을 더 청할 수 있는” 학교 바로 앞의 숙소는 정말이지 가격 다음으로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집-학교”만 반복하려는 A군의 야심찬 계획에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끝없는 일상의 연속”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에 해당한다. 무슨 소리냐고?

 

의대 유학생들은 대부분 아침 8시에 첫 수업을 시작하고, 월화수목금금금의 일주일을 보내곤 한다. 물론, 국가마다 고유한 학제 편성이나 일상 생활의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탈리아처럼 나름 여유있게 아침이나 오후를 시작할 수 있는 의대생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 “최대한 집에서 머물다가 학교로 후다닥 내달리는” 일상은 그 효율성만큼 부작용 또한 크다. 흔한 얘기로, “학교 앞 가까이에 살수록 지각할 확률도 높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 보다는 “등굣길이나 하굣길”에 일정 시간동안 “두뇌의 스위치를 끌 수 있는” 약간의 운동과 “완벽히 흔한 일상”을 없애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적어도 하루에 한 두번은, 학교와 집 사이를 오가며 어느 정도의 “공부가 아닌 일상생활”을 섭취할 필요가 있는 것이 바로 “의대 유학”인데, 너무 학교 가까이에 거주할 경우 이러한 “자연스러운 스위치 온/오프”할 기회가 사라져서 “두뇌의 휴식을 주기가 어려운” 삶이 되거나, 그 반대로 “집중력 저하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생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흔히, “등하교 시간이라도 줄여서 더 공부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물론, 편도로 1~2시간 이동해야 하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대학 생활을 하는 경우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유럽은 그 어느 도시에서도 대중 교통으로 1시간 이상 이동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의대 기준”으로만 보자면, 대부분의 경우에 20-30분 정도면 왠만한 도시 곳곳에 닿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굳이 “학교 바로 앞”을 고집할 이유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과 함께, 오히려 “위치” 관점에서는 “학교-도서관-슈퍼마켓-공원” 등의 거리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동선을 갖는지와 “주변에 카페나 술집, 식당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A군은 “밥 먹기 편할 것 같아서” 카페와 식당이 위치한 골목에 시선이 가고 있다.

 

만약, A군이 체류할 곳이 이탈리아라면? 아쉽게도 카페나 식당은 언제나 “담배피고 떠드는” 사람들이 즐비하다. 특히, 식당 내부에서는 절대로 흡연할 수 없기 때문에, 술집 뿐만 아니라 식당의 경우에도 점심 (*특히 저녁) 시간에는 주변의 생활 소음이 상당히 시끄러운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A군 스스로가 흡연자인 관계로 A군에게는 오히려 더 나은 환경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해마다 절반 이상의 주말에 인파가 몰리는 “지역 축제”로 가득한 이탈리아/스페인/헝가리 등은 반드시 “중심가가 아닌, 오히려 도시 외곽의 아파트 단지” 등에 거주하는 것이 가장 “조용하고 쾌적한” 시험 기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한인 민박, 이것 만큼은 피하자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A군. 아침에 늦잠을 잘까봐, 또 식사나 세탁을 혼자서 챙길 자신이 없어서, A군의 부모님은 아예 “한인 민박”과 같은 “여행자를 위한 곳”에서라도 일단 2~3개월 가량이라도 적응하는게 어떻겠냐는 생각이다. 물론, 어느 날 갑자기 머나먼 유럽으로 떠나보내는 부모의 심정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일단은 “한인 민박이 없는 곳”일 가능성도 높고, 그나마 있다 하더라도 장점만 있을지 꼭 따져봐야 한다. 유럽 내 한인 민박의 대부분은 “2~3일 머무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며, 어지간해서는 1주일 이상 체류하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물론, 단기 유학생이거나, 종교 공동체 소속이거나, 또는 민박내 간단한 알바를 겸해 체류하는 한인 유학생들도 있지만, “초단기 체류자”로 항상 북적이는 한인 민박이 “2~3개월 머물 사람”에게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한인 민박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장기 체류, 특히 의대 유학처럼 매우 강도높은 학습을 이어가야 하는” 유학생들에게는 주변에 “낯선 여행객들이 가득한” 한인 민박은 결코 이상적인 대안이 될 수가 없다. 오히려, “첫 1주일” 정도만 한인 민박에 머물면서 “꼭 필요한 정보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그나마 합리적인 절충안이 될 것이다.

 

근본적인 질문. 한식, 꼭 먹어야만 하나? 유학 떠나기 전에 집에서 미리 부모님께 “요리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것을 훈련받을 기회는 없을까? 현지 정보. 꼭 한국인이 아니어도 “현지인”을 통해 도움을 얻을 수는 없나? “낯선 외국인 vs 낯선 한국인” 가운데 누가 더 위험할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등의 질문을 A군 스스로 열심히 되뇌이길 바란다. 만약, A군 처럼 이제 갓 고등학교를 마친 열아홉 청춘 초보자가 아닌, 이십대 어딘가에 있는 B양과 같이 충분히 “공부하고 사회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굳이 “주변에 한국인이 없는지”를 찾아볼 이유는 없을 것이다. 유학은 모름지기 “삶과 문화, 그리고 언어”를 모두 배워가는 매우 값진 기회이기에, 오히려 “다른 한국인이 없는 유학”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따라서, 복잡하고 어려운 “집 구하기” 문제를 포함해, 비록 실패와 약간의 사기를 겪게 되더라도, 이 모든 것이 “본전을 뽑는 유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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