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Medu.News] 지난 2천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외국 의대 졸업자(IMG, International Medical Graduates)가 미국 면허를 취득하는” 일은 생각보다 드물지 않았다. 특히, “비영어권” 출신의 외국인 의사가운데 미국이나 캐나다로 취업을 지원하는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시절, 한국에서 전문의 자격을 갖추고 미국이나 캐나다로 “취업 이민”에 성공한 경우는 지금보다 많았다고 알려진다. 물론, 그 중에 일부 의사는 researcher 로 구분되어 “엄격히 제한된 임상활동”만이 허용되거나, 아예 PA (Physician Assistant) 등으로 등록하여 “미국 의사에 고용된 임상의”로서 높은 연봉은 보장되지만 “고용이 아닌 개원은 불가한” 제한적인 면허 조건을 부여받은 것이 사실이다. 2021년 가을, 현재 미국과 캐나다 등 “메디컬 유학생”에게 인기가 높은 “외국 면허취득”의 가능성과 현실적으로 “이탈리아 등 유럽의대 졸업자”가 북미 지역 레지던시에 진입할 수 있는 방법과 가능성 등을 살펴본다.
유럽 의대 美 인증내역
현재 미국의 “해외의과대학 인증 유관기관”으로 꼽히는 ECFMG (Educational Commission for Foreign Medical Graduates) 와 FAIMER (Foundation for Advancement of International Medical Education and Research) 에 따르면 기존 인증체계와 변경 인증체계(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2024년부터 적용) 모두 대부분의 이탈리아와 독일, 헝가리 의과대학 인증이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변경 인증체계에 따르면 “외국 대학의 개별 인증을 위한 국가별 정부 관할 대표부”의 지정이 선행 조건으로써, 각 나라마다 “어느 정부기관에서 미국 측 인증 심사의 신청을 관할할 것인지”를 먼저 논의하여, 확정된 에이전시를 통한 “일괄 인증 심사”에 해당하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2020 연말까지, 한국을 비롯한 국가별 대표부 지정 상황이 더디게 진행되었으나, 올해 상반기를 지나며 이탈리아와 독일, 헝가리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미국의 해외의과대학 인증”심사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디.
특히, WDOMS (World Directory of Medical Schools) 등재 상황을 확인한 결과 이탈리아와 독일, 헝가리, 루마니아 등 대다수 유럽 의과대학 가운데 “현지 언어 과정 + 영어 (및 제 2외국어) 과정”을 병행하는 경우에는 “언어별 개별 인증”이 유효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되지 않는 “이탈리아 파르마” 의대 등 일부 “최근에 개설된” 영어 과정은 통상 개설 1-2년 이후에 등재되는 현실에 따라, 추후 업데이트 가능성이 높다. 또한, 독일 함부르크 메디컬 캠퍼스 (UMCH) 의 경우에는 본교가 소재한 “루마니아 타르구 무레쉬(Târgu Mureș)” 의과대학의 WDOMS 등재 정보에 “함부르크” 캠퍼스 관련 사항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헝가리 4개 의과대학, 독일 함부르크 메디컬 캠퍼스, 이탈리아 18개 의과대학 영어과정을 졸업할 경우 “미국 의사 면허시험(USMLE)” 응시 자격을 보유한다.
미국‧캐나다 취업에 유리한 외국 의대?
위와 같이 일단 “공식 인증된 의과대학”이라면, 현실적으로 “해외 취업에 더 유리하거나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만한 “대학 자체의 여건”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레지던시 매칭”을 하는 과정은 일종의 “온라인 맞선 시스템”이라 볼 수 있으며, 이는 레지던시 지원자와 각 병원 인사 담당자가 “올해의 병원/지원자 선호도 랭킹 리스트”를 각각 선정하여 입력하여, “서로 궁합이 맞는” 상대를 주선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학업 성취도나 면허시험 성적 등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소속 의과대학”이 결정할 수 있는 요소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외국 대학”은 각각 설립 지역과 목적이 결코 “미국이나 한국 등으로 의대 졸업자를 배출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KMLE 응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지원자 스스로 장기간에 걸쳐 “면허시험 준비”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과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물론, “미국 의과대학 교육협의회(AAMC, 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 – VSLO® (Visiting Student Learning Opportunities) Participating Home Institutions”에 등재된 “글로벌 네트워크” 및 “미국 내 네트워크” 등이 구분된 일부 의과대학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어느 정도 미국 내에서의 “인지도”가 있다는 근거로 활용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USMLE 응시와 북미 지역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IMG (외국의대 졸업자, 미국 국적자 + 외국인) 에게 이러한 “교환학생 이력”은 큰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오히려 “재학 중이나 졸업 후 진행하는 externship 또는 observership 등의 비급여 (자비) 실습과정”이나 기타 연구와 논문 등을 포함하는 “IMG 종합 포트폴리오” 구성이 훨씬 중요하다.
위에 언급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큰 의미가 없을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과 유럽의 대학 등록금의 차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절대 다수의 대학이 “국공립”으로써 정부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것과 달리, 미국의 메디컬 스쿨은 말 그대로 “전문 대학원” 과정이므로 그 등록금은 말 그대로 “전문직 면허취득을 위한 개인의 투자”에 가깝다. 때문에, “학술교류 목적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대학 vs 대학”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급격한 등록금의 차이” 때문에, 유럽의 대표적인 교환학생 프로그램인 Erasmus 및 Erasmus+, 또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교환학생 프로그램인 SISM 등에 비해 보편화되지 못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 수의 미국 학부생들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등 “고대 로마와 그리스 문명의 중심지”에 여름 방학을 통해 단기 연수에 참가하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USMLE‧MCCQE 와 면허 취득
미국 면허의 취득은 USMLE (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을 통해 이루어지며, 캐나다 면허는 MCCQE (Medical Council of Canada Qualifying Examination) 응시를 통해 취득할 수 있다. (한국의 예비시험과 국시도 마찬가지이지만,) 미국과 캐나다 모두 “외국 의과대학 졸업자”에 대한 면허 취득 절차와 요건을 엄격하게 통제하며, 출신 국가나 대학에 대한 기본적인 “인증 평가”와 별개로 이루어지는 “면허 시험”에서 외국인 응시자의 고득점 또한 상당히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히, USMLE 는 총 3 단계로 진행하는데, step 1 (의대 졸업 1-2년 전) 과 step 2 (의대 졸업학년 + 1년) 등의 응시와 별개로 step 3 (레지던시 2-3년차) 응시까지 이어지는 “장기간의 면허 시험체계”와 해외 응시 및 미국 내 응시 등 단계별 제약 조건으로 인해 “소요 비용(: 응시료, 항공료, 체류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기본적으로, 두 시험 모두 뛰어난 “의학 성적 + 영어 구사력”을 요구하며, 여기에는 “의대 재학성적”이 상당 부분 뒷받침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유럽 의과대학의 교육 방침과 커리큘럼이 강조하는 측면 등이 “반드시 USMLE 또는 MCCQE 출제 경향과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유럽 의대 GPA 관리”를 위한 학습과 별개로 “USMLE 또는 MCCQE 1단계를 위한 학습”은 필수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체코와 폴란드, 헝가리 등 기존 “미국 국적자 또는 USMLE 응시 희망자”가 상당 수 모여있는 의과대학 영어과정들은 별도로 Kaplan USMLE 또는 Lecturio 나 MedCram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 수험생 포털을 활용하거나, 강사진 초빙 형식으로 방학 특강을 진행한다.
그렇다면, USMLE 또는 MCCQE 등에 응시하고 좋은 성적을 얻으면 곧바로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레지던시 취업이 가능할까? 현실적으로 “임상의” 면허를 취득하는 것과 “병원에 취업하는 것”은 각각 분리된 영역인 가운데, “외국인(non-American citizen) 및 외국 의대 졸업자(IMG)”의 레지던시 매칭률(=합격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와 같은 구체적인 “레지던시 매칭” 관련 팩트는 다음 기사를 통해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