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Medu.News]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는 “남북으로 길쭉한” 반도 국가로써 그 떨어진 거리만큼 “남과 북”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경제적 환경 등이 차이를 보인다. 특히, 고대 로마제국으로 일컬어지는 이탈리아 반도의 역사 가운데 “Risorgimento (리소르쥐멘토, 1848-1871년)”라 불리는 이탈리아 통일의 역사는 the Kingdom of Italy (=이탈리아 왕국, 1861년) 건국으로부터 현대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이탈리아 반도 최초의 문명으로 알려진 Etruscan 문명이 기원전 800년 경에 이미 번성했다는 점으로 보아, 이탈리아 반도의 역사를 대략 2800년 가량으로 추정한다면 “현재의 통일 상태”는 전체 역사의 6퍼센트 수준에 그친다. 그 정도로 오랜 기간동안 “서로 다른 나라”에 해당했던 이탈리아 반도 각 지역의 역사가 고대 로마제국과 르네상스 이탈리아 등을 거치며 “역사의 대부분이 서로 다른 사람들”로 인식되었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현대 이탈리아의 남북 지역 차이는 어찌보면 매우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는 현실인 셈이다.
기나 긴 "분단의 세월"과 남북 이탈리아의 문화
그렇게 “오래도록 서로 다른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2천년 이상을 자리했던 지역인 만큼, 비록 현대 이탈리아 공화국의 건국(1946년)으로부터 75년이 흘렀지만 “서로 다른 남과 북”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뿌리가 깊다. 특히, 이탈리아 남쪽 끝에 위치한 시칠리아는 고대부터 “지중해 무역의 중심”으로 여겨지던 만큼, 이탈리아 근현대사를 통해 “가난하고 버림받은” 지역으로 전락한 것과는 달리 “지역민의 자부심은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으며, 실제로 토리노와 밀라노, 베네치아, 트리에스테 등으로 대표되는 “북부 이탈리아”의 핵심 도시들과는 불과 5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급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현재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가난하고 불편한 이탈리아 남부”와 “부유하고 편리한 이탈리아 북부”의 인식을 100% 동의하는 이탈리아 남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경제력으로 대표되는 남부와 북부 이탈리아의 차이는, 생활 환경의 편리함 (= 생활 인프라)의 차이를 일으키며, 이로 인해 “일상 생활 속의 문화”에도 차이를 이끌어온 것으로 보인다. 20세기 초반, 이탈리아 북부 지역은 농업 외에도 패션 산업과 자동차 산업, 그리고 정밀 기계 공업 등이 집중하며 이탈리아의 경제를 “지중해 중심에서 대륙 중심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통일 이탈리아의 수도였던 토리노는 지금도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국경이 맞닿아 있는 프랑스와 스위스를 거쳐 유럽 대륙 전역으로 경제와 물류가 이어지는 등, 밀라노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경제와 교육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때문에, 영국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으로부터 자본이 몰려든 이탈리아 북부의 경제는 오히려 수도인 로마에 비해 더욱 번성하며, 도시 자체의 규모와 생활 환경 등은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등에 더 가까운 모습이다.
토리노, 파비아, 밀라노, 볼로냐
흔히 “북부 리그”라 불리는 이탈리아의 대도시와 주변 위성 도시의 모습은 남부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특히, “안개와 비”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 또한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현지인의 차가움”이 남부 이탈리아의 “친절과 친근함, 때로는 시끄러울 정도의 열정적인 대화”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이끌어낸 요소가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토리노가 파리와 비슷한 모습을 간직한 “과거 수도의 웅장함”을 가졌다면, 밀라노는 “계획에 따른 도시의 성장과 확장”이 느껴지는 도시이며, 그 위성 도시에 해당하는 파비아는 고즈넉한 매력이 남아있지만 도시의 번잡스러움과 너저분해 보이는 주변 환경 등이 특징이다. 현존하는 서구 문명 “최고(最故)”의 대학으로 유명한 볼로냐는 도시 전체가 “대학의 분위기로 가득한” 것이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이들 대학이 갖는 공통점으로는 “대학 인프라의 영어 공용 비율이 높다”는 점과 “대학생 친화적인 도시 분위기”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밀라노의 경우에는 유럽 전체에서도 대표적인 경제와 패션 중심지이며, 주변에 강소 기업들의 제조 시설이 집중해있는 것 등으로 인해 “대학 캠퍼스 주변”을 벗어난 도시의 다른 부분은 서울이나 부산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대학 캠퍼스가 위치한 지역만 놓고 보자면 “영어 만으로도 일상 생활에 큰 불편이 없는” 점은 남부 지역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또한, 대학의 학사 운영 시스템이나 도서관 인프라 등에 있어서 “영어 사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일반 교직원의 경우에도 “유학 경험자의 비율이 높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이탈리아 공공기관”이 지닌 “(한국보다) 느리고 복잡하며 응답을 얻기 어려운” 고질적인 문제점은 남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한국이나 미국‧캐나다 등 (교포) 유학생이 이탈리아어를 아주 잘 하지 못하더라도 첫 6개월 동안 정착하는데 심각한 어려움은 적은 편이다.
파도바, 파르마, 시에나
지리적으로는 볼로냐보다 밀라노에 가까운 도시들이 파도바와 파르마 등이다. 하지만, 이들 대학들은 밀라노나 볼로냐와는 사뭇 다른 대학 행정 환경이나 도시 생활 환경 등을 나타낸다. 특히, 파르마는 의과대학 영어과정이 새로 개설되어 강의는 밀라노에 더 가까운 피아췐자에서 진행되는데, 그로 인해 파르마 영어과정의 수업 일정과 환경은 이탈리아어 과정과는 다를 수 있다. 파도바와 피아췐자는 “중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편”으로 나타났으며, 중간 규모의 도시임에도 “아시아계 유학생”이 생활하는데 어려움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두 대학은 이탈리아어 과정의 국내 의과대학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교수진의 강의력이나 학사 행정은 나름의 체계가 확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중심이었던 피렌체와 나란히 위치한 시에나는 화려한 피렌체에 비해 다소 고즈넉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소규모의 대학 도시로 알려졌다. 그러나, 토스카나 지방의 “산 위에 생겨난 도시”라는 특성에 따라, 사실 시에나는 구도심을 중심으로 주변의 다른 산 봉우리에 위치하는 여러 갈래의 거주지와 도심에 해당하는 지역이 흩어져 있고, 때문에 지역간 이동에 있어서 “시내 버스”를 통한 이동이 매우 잘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평지가 아닌 특성으로 자전거나 도보를 이용한 이동이 쉽지 않은 곳이 많다.
로마, 나폴리, 바리, 메씨나
로마는 이탈리아의 수도이며, 한 가운데 바티칸 시국을 품에 안고 있다. 도시 곳곳이 “고대 로마의 유적”으로 가득하고, 여전히 도시 곳곳에서 “발굴 진행”중이거나 “발굴 예정된” 지역이 흩어져있기 때문에, 수도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개발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테르미니 역과 바티칸 사이의 구도심을 제외하면, 주변의 퓨미취노나 챰피아노 등 공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역에 신도시 개발과 같은 도시의 확장이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대학의 경우에도 사피엔자와 토르 베르가타 두 대학은 상당히 다른 특성을 지녔으며, 사피엔자가 도심에 분산되어 있는 까닭에 본관을 제외하면 대학 캠퍼스 자체가 주는 대학가 느낌이 약한 반면에, 토르 베르가타는 시 외곽에 위치하며 “대학 캠퍼스 타운”으로 형성된 때문에 “미국적인 대학 캠퍼스”의 느낌을 지닌다. 두 대학은 이탈리아 국책 연구기관 등 다양한 정부 기구와 협력을 바탕으로 재학생들에게 다양한 리서치 프로젝트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폴리 또한 두 곳의 국립 의과대학이 위치하고 서로 간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루이지 반비텔리 의대는 이탈리아어 과정이 나폴리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카제르타에 위치함에도, 영어 과정은 나폴리에서 진행하며, 그 규모 또한 페데리코 2세 의과대학보다 큰 편이다. 다만, 영어 과정의 경우에는 이탈리아어 과정에 비해 반비텔리 의대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이 단점으로 여겨지지만, 최근 2년 사이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다. 바리와 메씨나도 나폴리와 마찬가지로 “항구 도시”에 해당하며, 도심의 환경이나 현지인들의 성향 또한 “매우 낙천적이고, 외지인에게 친절한” 모습을 보이고, 각각 “주도”에 해당하는 도시 규모와 경제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바리 의과대학은 지난 2012년에 영어 과정을 개설한 초창기 그룹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사 행정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과 달리, 메씨나의 경우에는 “유학생 관련 행정과 편의 지원” 등에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부 대학들의 공통된 문제점은 “낙후한 도시 환경” 외에도 “복잡한 행정 시스템”이 북부에 비해 훨씬 더 악명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물론, 수도 로마는 “구 단위” 차이에 따라 다소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북부에 비해 “유학생을 위한 학사 및 정착 지원 체계”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나폴리와 바리, 메씨나 세 도시의 공통점은 바로 “저평가된 부분과 알려지지 않은 현실적인 장점”이라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잦은 강좌 일정의 변경”과 같은 문제점은 오히려 “학생들이 직접 교수와의 협의를 통해 유연한 일정으로 변경하는” 결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남부 대학의 특징으로는 “공식 실습 외에 개별 학생의 신청에 따른 추가 실습의 기회”가 많다는 사실인데, 이를 통해 유학생이 4학년 이후에 “보다 빠르게 졸업 논문을 위한 연구 과제의 탐색과 선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저렴한 생활 물가와 북부 지역에 비해 더 많은 장학 혜택이라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나 미국, 캐나다 출신의 과거 합격생들은 1학년 재학 후에 새로 IMAT에 응시하여 밀라노 등으로 옮긴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남부 대학의 숨겨진 장점이나 저평가된 실속있는 특징 보다는 북부 대학에서 누릴 수 있는 “일반적인 대학 캠퍼스 환경 및 학사 행정의 안정성” 등이 훨씬 높은 점수를 얻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나폴리와 바리, 메씨나 등은 기본적으로 타 대학에 비해 “교환학생” 등을 포함한 전체적인 외국인 유학생의 비율이 워낙 낮은 지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학사 행정이 이탈리아의 일반 행정기관에 맞추어진” 모습을 벗어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다만, 세 도시에 위치한 폴리 테크니코 등 여타 국립 대학이나 콘서바토리 등을 통해 유입되는 유학생이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의과대학 영어과정에 입학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비율 또한 EU 와 non-EU 모두 확대되는 추세이므로, 향후 2-3년 동안에 걸쳐 “성장세와 발전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