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Medu.News) 대다수의 IMAT 응시자가 생각하는 “과목별 중요도”는 대부분 Biology ⩾ Chemistry ⩾ Logical Reasoning ⩾ General Knowledge ⩾ Physics and Math 순서로 이어진다. 실제 IMAT 배점을 보더라도 이러한 “우선 순위”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지만, 먼저 “동점자 처리 기준”과도 차이를 보이며, 무엇보다도 “IMAT 이후”를 고려할 때 “왜 이런 과목을 공부해야 할까?”를 유심히 따져 볼 필요가 크다. 이 가운데, 도대체 “수학”은 얼마나 공부해야 하는지, 또 왜 중요한지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탈리아 의대 유학생”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의료 통계학, 2-3학년 골칫거리

IMAT 배점에 따르면 “순수한 수학 문제”는 5문제가 채 되지 않으며, 그나마도 분수와 방정식, 함수 등의 쉬운 문제가 많다. 보통 1-2문제 가량이 출제되는 확률과 통계, 지수와 로그 부분은 “정상적으로 고교 수학을 이수한 경우”라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수준이지만, 전체적으로 “수학 기호 대신, 문장형으로 묻는 문항”을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전체적인 시험의 난이도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기출문제”만 풀어본 IMAT 수험생으로서는 “수학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매우 많을 뿐더러, “의대 공부하는데 수학이 뭔 소용?”이라는 생각을 하는 신입생 또한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크게 2가지 매우 위험한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의료 통계학”을 비롯한 이탈리아 의대 1-3학년의 주요 과목에 관한 것이다.

의료 통계학(Medical Statistics)은, 말 그대로 “의학을 배우고 실천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통계학적 지식”을 가르치고 평가하는 과목이다. 때문에, 다른 어떤 과목에 비해서도 “기본적인 수학적 지식”이 중요한 밑거름이 되며, 이 가운데 확률과 통계, 지수와 로그 등의 개념은 고교 이과 수준으로 미리 학습이 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진행하는 과목이다. 특히, 지수와 로그에서도 “함수”로 연계되는 부분은 결과적으로 “실험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고 처리하여 유의미한 결론을 이끌어내는가의 능력을 가르치기 위한 것으로, 의료 통계학을 가르치는 교수 대다수는 “기초 수학에 대한 사전 평가 “를 실시하거나, 아예 “수학 파트에 대한 강의는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수학적 지식”을 IMAT 에서는 깊이 있게 평가하지 않더라도, 의대 1-3학년의 과정에서 “덜 유명한 킬러 과목”으로 존재하는 의료 통계학은 “국내 이과 출신”에게도 어려운 과목이 되기도 한다. 그 이유는, 해당 과목의 평가를 “구술 면접”의 형태로 진행하는 경우, 평소 “수학 용어를 영어로” 공부하지 않았다면 “주어진 문제에 대한 풀이 과정을 영어로 설명하는데” 있어서 올바르지 않은 표현을 사용하여 감점되거나, 아예 오답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통계학과 실습, 그리고 임상 데이터

IMAT 준비를 지금 막 시작한 수험생일수록, “고득점 전략”을 위해 무조건 “버려도 되는 과목”으로 Physics (*어렵고 분량은 많은데, 배점은 낮아서), 그리고 General Knowledge (*배점은 높지만, 딱히 공부 방법이나 자료도 없고, 나름 상식으로 풀면될것 같아서) 등을 추려내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더해, IMAT 고득점 방법을 찾아 “토픽별 예제 풀이”나 “토픽만 공부하는” 등으로 “요령껏 IMAT 준비에 열심인” 수험생도 많다. 이는 외국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간혹 소셜 미디어 등으로 외국의 수험생과 나름 “교류”하는 가운데 “IMAT 고득점 요령”을 두고 대화하거나 “나름의 족보”를 공유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절대로 알지 못하는 (*혹은 알면서도 경쟁자라서 말해주지 않는) 비밀은 바로 “의료 통계학과 수학”의 중요성이다. 위에 언급한대로 “킬러 과목” 가운데 하나로 손 꼽히는 의료 통계학을 대체 왜 공부해야 할까? IMAT 에서도 그닥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수학을 왜 중요하다고 하는 것일까?

한국인 의대 유학생 H 양은 한국에서도 내로라하는 과학고 출신으로 “이과중의 이과생”으로서 자신있게 이탈리아 의대 유학에 도전했다. 마침, IMAT 기출 문제를 처음 접하자 마자 “모든 과목이 정말 쉽다”고 느꼈던 H 양은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지만, 중학교 시절까지 공부했던 토플 108점 수준의 실력으로도 충분히 “영어로 강의하는 내용”을 듣고 읽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어느 날, 해가 바뀌어 의료 통계학을 배우기 시작한 자신에게 찾아온 뜻 밖의 복병은 바로 “수학 용어” 그 자체였다. 평소 기본적인 수학 용어 정도는 영어로 충분히 알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통계학에서 사용하는 함수 관련 용어나,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료의 처리와 가공을 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에서 드러나는 여러가지 “의학 및 수학 용어”를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았던 탓으로, “과학고 출신”임에도 의료 통계학 기말고사는 “구술평가의 주된 감점 요인”으로 손꼽히는 “정확한 영어 용어의 사용”을 지키지 못해서, “혼자 읽고 푸는” 필기 평가에서는 만점을 받았지만 최종 과목 성적은 B 등급에 불과했다 (*정확하게는 30점을 만점으로 표현하는 이탈리아 성적 평가 방식에서 약 26점 수준).

수학 때문에 장학금 놓친다고?

대체 의료 통계학은 왜 배울까? 간단히 말해서, 병원이나 연구소, 제약회사는 “수 많은 환자와 관련 데이터를 활용하여 유의미한 연구와 치료”를 주요한 목적으로 한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도 “임상 데이터”를 통해 “부작용을 찾아내고, 공통된 부작용의 원인을 밝혀내며, 가장 효과적인 예방이나 치료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의료 통계학”을 도구로써 활용하는 사례이다. 따라서, 일반 연구원이나 실험실 관계자 뿐만 아니라, “의사”와 “의과학자” 모두에게 “기본 논문 데이터를 읽고 이해하거나 작성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의료 통계학을 가르치는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궁극적인 목표인 셈이다. 실제로, 이탈리아 의대 1학년 과목 가운데 하나인 Molecular Biology 와 Enzymology 등은 교과서 외에도 “교수가 집필한 논문 데이터”를 강의 자료로 활용하는 가운데, 기말 고사를 통해 주요 그래프를 선정하여 “그래프의 해석”을 구술 면접으로 평가하며, 여기에도 이미 “기초 통계학의 이해”를 전제로 답변을 평가하는 교수가 많다. 이후, 2-3학년에 걸쳐 배우게 되는 의료 통계학을 통해, “환자의 연령과 성별, 증상과 진단 내용, 치료 약물의 투여량과 방법” 등의 raw data 를 제시한 다음 “(ANOVA 등) 어떠한 통계 연구방법”을 사용할 것인지부터, 해당 테스트 방법의 장단점을 이해하는지와 실제 spss 나 excel 등의 소프트웨어 활용 과정의 설계와 순서 등에 대한 설명에 이르는 내용을 평가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의료 통계학은 이탈리아 의대생 조차 “재학생 전문 과외”가 활성화된 과목이며, 실제로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 “의료 통계학 과외합니다”를 적어놓은 전단 광고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물며, “외국어”로 수업하는 (의료) 통계학을 처음 공부하는 대다수의 한국과 non-EU 학생들에게는 2-3학년은 “수학을 새로 배워야 하는 기간”으로 악명을 떨치기도 한다. 문제는 “적어도 1달 이상 통계 수학에만 집중해야” 기말고사를 패스할 수 있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2-3학년은 동시에 “생리학, 병리학, 해부병리학, 의료 통계학, 유전학, 내과학, 면역학” 등의 핵심 과목들을 공부하기 때문에 “의학이 아닌 수학에 집중하는 것”은 정말로 스트레스가 큰 일이며, “통계 수학 때문에” 나머지 의학 분야의 시험 일정이나 학점 관리에 문제가 생기는 등의 “연쇄 효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성적 장학금이 아닌 일반 소득 연동형 장학금의 경우에도, “학년별 최저 이수 학점”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장학 혜택의 취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수학 때문에 장학금을 놓치는” 최악의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다. 실제로, IMAT 지원자들이 “선호하는 의과대학”의 경우에도 이러한 의료 통계학을 비롯한 “킬러 과목”은 엄연히 공존하기 때문에, 과학과 수학 모두 “영어로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록, IMAT 고득점 뿐만 아니라 의대 1-3학년을 거치며 “최대한의 장학 혜택”까지 놓치지 않는 비결이 되는 것이다. 결론은 “IMAT, 그 이후를 고려하는” 작은 지혜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만 “어렵게 입학한 이탈리아 의대”가 줄 수 있는 많은 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어설프게, 혹은 운이 좋아서, IMAT 고득점과 의대 합격으로 이어진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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