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럽의 현실과 한국의 시각

“I wanna go back to 2019”

최근들어 영어권 소셜미디어에 등장하기 시작한 새로운 meme (*밈) 가운데 이처럼 불과 3개월 전인 2019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표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불과 1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럽에서 유일하게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하던 곳은 “이탈리아” 한 곳이라며 비아냥 거리던 프랑스와 스페인 등도 하루가 다르게 이탈리아의 3주전 모습을 뛰어넘어 턱밑까지 확진자의 숫자가 뒤따르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대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이 한참을 무심한 듯 “차량과 물류의 이동”에 대해 전혀 규제나 통제를 하지 않았던 1주일 전과는 정반대로 유럽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독일-폴란드 등의 넓은 영토를 지닌 나라들이 전격적으로 육로와 항공로를 모두 집중적으로 견제하고 매우 적극적인 자세로 검문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외국인”들의 쉥겐 조약국가 사이의 이동은 상당히 까다로워진 상황이며 “통근자 또는 귀국(을 위한 경유)” 등의 직접적이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당분간 유럽 내에서의 이동은 굉장히 엄격한 제한을 받게 됩니다.

이를 보도하는 한국의 언론들은 한결같이 “엑소더스”와 같은 표현들을 통해 한껏 “유럽=전쟁터에 가까운 곳 또는 공포로 가득한 곳” 등의 이미지를 마구잡이 식으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실제 이탈리아 북부를 포함한 유럽 내 일부 지역에서는 비단 외국인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 조차도 “위험한 탈출”을 감행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나는 이탈리아 남부 또는 유럽 내 제 3국에서도 연이어 이러한 대규모 탈출 행렬 (*항공, 열차, 버스 등)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검문 검색과 더불어 “군부대 투입”까지 이어지는 실정입니다. 이로 인해, 현지 언어와 문화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의 경우 (*물론 한국에서 언론을 통해 이러한 모습을 보게되는 대다수의 한국인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군부대 투입 = 계엄령” 정도의 인식을 지닐 수 밖에 없다보니 특히나 이런 상황의 유럽을 두고 매우 걱정스런 시선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과연, 이러한 보도는 모두 사실일까요?

 

대다수의 한국내 언론들은 “외신 인용 보도”를 할 수 밖에 없으며, 특히나 특파원 등의 경우에도 매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현장 취재를 위해 일정 거리 이상을 차량 등으로 이동하는 것도 매우 어려울 것이므로, 현지 언론이나 다른 유럽내 유력 언론의 보도를 전달하는 수준에 머무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인용 보도”가 잘못되었다거나 또는 “번역상 오류” 정도로 치부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바쁜 와중에도 충분히 빠르게 “인용 보도”를 이어가는 모습에서, 재외 교민을 가족이나 친구로 둔 일부 한국인들에게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입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현지와는 너무나 다른 문화와 시각”을 지닌 국내 언론사의 보도 방향은 자칫 사실을 훨씬 과장하거나 호도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현재까지도 충분히 이러한 “부작용”은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렇다면 현실은 얼마나 다른 것일까요?

이탈리아 국내의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의 40-60% 가량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공포스러울 만큼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더니, 이제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는 4일전인 3월12일 기준의 15,113명에서 16일 오후 기준으로 27,980명을 기록하여 곧 3만명을 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한국보다도 훨씬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의 숫자를 보노라면 당연히 “한국보다도 훨씬 위험한 매우 심각하고 공포스러운 상황”으로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도 현지의 많은 사람들과 언론들이 이러한 이탈리아의 추세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그 뒤를 맹렬히 추격중인 스페인에 대한 시선 또한 상당한 우려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지금까지 약 3만여명의 확진자와 2,158명의 사망자 가운데 밀라노가 속한 롬바르디아 주와 볼로냐가 속한 에밀리아-로마냐, 그리고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 등이 전체의 약 85-95%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특히 한국 언론에서 다루는 “단독 인터뷰” 기사들은 실질적으로 “로마 또는 피렌체” 등 “그나마 덜 심각한 지역”에서 머무른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일 뿐만 아니라, 이들 인터뷰이 가운데는 이탈리아 거주 기간이 불과 2-3개월 정도에 그치는 경우도 포함되어 있어서 “현실적으로 현지에서 비상시 어려움을 극도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취약 계층”에 해당하는 사람들로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경우에 느끼는 현지 상황에 대한 이해나 비상시 조력을 구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 등이 매우 부족할 수 밖에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실보다 훨씬 크게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심리 상태를 나타낼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터뷰이의 솔직한 심경을 있는 그대로 여과없이 보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겠지만, 평상시가 아닌 지금과 같은 “비상 사태” 속에서는 이러한 인터뷰 내용이나 현지 상황에 대한 “오해가 더해진” 내용은, 한국에서 한국 언론의 보도를 통해 외국을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다수의 한국인들에게 오히려 지나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조금은 “균형잡힌” 시각에서 인용 보도 또는 인터뷰 보도를 했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실제 이탈리아의 상황을 전달함에 있어서, 한국보다도 훨씬 큰 규모의 국가를 “일부 지역만의 심각한 상황을 국토 전체의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것도 문제일 뿐만 아니라, 위의 북부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의 “통행 금지령”의 목적이 “순수하게 감염 확률을 낮추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금지령”이라는 어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3월 16일을 기준으로 WHO가 발표한 그래픽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유럽과 아시아, 미주 지역 등은 서로간의 극심한 차이를 두지 않고 거의 동등한 수준에서 코로나19 확진 현황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불필요한 공포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게 나타나는 것인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유럽은 정말 안전할까요? 아니면 위험할까요?

현재 대다수의 유럽 국가들은 임시 휴교령을 내리기 시작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전면적인 국경 검문 검색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마치 “국경 폐쇄”인듯 보도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해석일 뿐만 아니라, “한국 국적자와 출발지가 한국인 여행객을 입국 제한하는 국가”를 보도하는데 있어서 “한국을 제한/거부”하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 또한 매우 잘못된 접근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국가와 국가 사이에 “출입국 통제의 권한”은 어디까지나 개별 국가의 주권 사항일 뿐만 아니라, 동맹 또는 우방으로 표현하는 국가 사이에도 “팬데믹으로 인한 상호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실시하는 것은 어느 한쪽만을 위하는 것이 아닌 상호간의 보호를 위하는 목적이 매우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다수의 매체들은 마치 “감히 우리나라를 거절해?” 하는 식의 논조로 보도 내용을 호도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 또한 매우 활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얼마전까지 “베트남과 중국” 등에서 격리조치된 한국 국적자에 관한 보도 행태에서도 드러났듯이 “현지의 정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거나 모르는 사람에 의한 보도”가 얼마나 큰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로 보아야 합니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듯 “인종 차별”에 대한 내용이 비단 현재의 코로나19로 인해 극심하게 촉발된 현상 정도로 보아서는 안되며, 오히려 “항상 존재하는 문제”로 인식함으로써 당장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감에 불필요한 자극제 역할을 하도록 만들 이유도 전혀 없는 것입니다.

 

 

 

적어도 세 가지의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첫째, 유럽 또한 위험한 상황이며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사망자 또한 매우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완치자 또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사람들의 경각심 또한 매우 높게 바뀌면서 최근 1-2주 사이의 분위기 또한 놀랄 정도로 차분해진 지역이 많은 상황입니다).

둘째, 적어도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만성 폐쇄성 폐 질환 (COPD) 과 흡연율이 유럽 내에서 최고 수준에 해당하며, 사망자 대부분은 여기에 고령이라는 점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탈리아 북부에는 특히나 공업 단지가 밀집하여 최근까지도 대기 오염도가 유럽 내에서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감염자 확인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던 지난 1~2월 사이에 해당 지역 내에서의 감염자 격리 또한 전혀 이루어지지 않다시피한 결과로 인해  해당 지역의 병원은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 임시 진료 구역을 지정하는 것도 매우 힘겨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그 외의 지역에서는 일상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병실 현황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셋째, “교민”으로 일컬어지는 “해외 장기 체류자”의 경우, 완벽히 삶의 터전을 현지에 두지 않은 경우에는 당연히 “비상 상황시 한국으로 귀국”하는 것을 안전히 여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외의 “진짜 교민”들은 “한국으로 귀국하더라도 의료 혜택을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일부 한국 언론이 보도하듯 “전세기를 통한 귀국 수요 조사”에서도 겨우 50여명만 관심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탈리아와 유럽에서 정확하게 어떠한 일이 일어나며 또 왜 일어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은 단순한 인용 보도나 체류 기간이 짧기에 더욱 두려워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생각만을 보도하기 보다 “균형잡힌 시각”으로 보도해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풀려지거나 오해의 소지가 큰” 기사 내용으로 인해, 현지에서 삶의 터전을 가꾸고 살아가는 한국계 교민들의 생업에 불필요한 오해로 인한 또 하나의 피해를 일으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보도 내용이 거꾸로 해당 국가 내에서 역으로 보도될 경우에는 “한국의 국격”에도 상당히 큰 치명타를 입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이야 직접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으니 매체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할 수 밖에 없겠지만, 적어도 언론이라면 반드시 “최대한 직접 경험(한 다수의 인터뷰이)”를 통해 보도 내용의 적정성이나 유효성을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에디터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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