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Medu.News) 필자는 지난 20여년 동안 특목고와 해외 국제학교 재학생, 그리고 유학생 입시 교육을 전문으로 컨설팅하며, 유럽과 미국 대학입시 준비과정을 꾸준히 강의해왔다.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해외 명문대 입학”을 준비하는 다양한 지역 출신의 수험생과 그 학부모를 상담하며 “성공하는 유학과 실패하는 유학”의 사례를 차고 넘치도록 목격해왔기에, “성공하는 유학생활”을 위한 아주 명료하지만 지키기 쉽지 않은 규율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특히, 영어권 국가와 유럽의 교육 환경이나 유학생 구성을 기준으로 “성공하는 유럽 메디컬 유학”이 될 수 있는 노하우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한국 엄마도 독일 아빠도, 다 같은 부모 마음

함께 타국에서 거주하며 초중고 과정을 유학하는 “부모 동반 유학”의 경우에도, 여전히 부모의 마음은 불안함이 더 크다. 부모 자신도 사람이기에, 낯선 환경에서 일정 기간을 “자녀 교육”의 목적으로 함께 거주한다는 것은 경제적인 윤택함이나 부모 자신의 적응력과 별개로 기본적인 스트레스 레벨이나 불안감이 클 수 밖에 없다. 하물며, 우리 아이만 홀로 떠나보내는 유학이라면, 그 연령대가 스무살이건 서른살이건 상관없이 “혼자 살아가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부모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마음은 “인종과 문화와 관계없이 공통된” 것으로, 같은 유학생을 둔 한국인 부모나 미국인 부모, 또는 독일 부모 등 모두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필자가 지난 10년간 거주해온 유럽의 나라들도, 결국 “부모 마음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는 곳들이다. 특히, 의대 유학으로 유명한 헝가리와 이탈리아는 “학부모 정서”에 있어서 만큼은 유럽 안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많이 드러내며, 필자의 타향 살이를 시시때때로 “한국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기도 했다. 어차피 “같은 유럽” 안에서 유학하는 경우이고, 특히 학부모 자신들도 학창 시절 “수학 여행”이나 “교환 학생” 등으로 유학한 경험이 많은 “독일 학부모”들의 경우, 아들과 딸이 첫 학기를 시작할 무렵에는 함께 열차로, 자가용으로, 비행기로 “유학 살림”을 챙겨서 정착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한반도 전체보다 길쭉한 이탈리아 반도에서는 “처음 가보는 지방 도시로 유학하는” 경우에도 아빠와 엄마가 함께 차를 끌고 “유학생 이삿짐”을 옮겨주며, 새로 사귀게 될 “룸메이트”에 대해서도 “호구조사”까지 다 마쳐야 직성이 풀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결국 “다 같은 부모 마음”이라는 이야기지만, 우리 “한국 엄마 아빠”의 경우에는 조금 더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아이는 졸업했지만, 부모는 여전히 고3

사실, 미국만 하더라도 “대학 입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학부모 대다수는 “우리 아들과 딸이 좋은 대학에 다니기를” 바라며 “입시 준비에 도움이 될 것”에 대해 한국 만큼이나 열심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대학 랭킹”과 같은 개념이나 “아이비리그”와 같은 “명문 대학”에 대한 개념이 시작된 곳이 영국과 미국 등이기 때문에, 어쩌면 “한국의 학구열 (= 학부모 마음)”을 영어권 국가에서 찾아보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유럽은 이러한 “대학 랭킹 or 명문 대학”에 대한 개념이 상대적으로 약할 뿐만 아니라, 영미권 대학 교육과 달리 “철저한 국공립대학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평등한 교육의 기회 보장”의 측면에서 “입학은 쉽지만, 졸업은 어려운”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해 “대학생의 자퇴 비율이나 전공 교체 비율” 등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로 인해, “유럽 학부모의 마음”은 사실 “(대학을 안 가는 자녀도 있는데) 굳이 대학을 가겠다고 하니까, 적어도 이 정도의 걱정과 관심을 주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게되는 경우도 많다. 즉, 자녀 스스로가 중고교 시절을 거치며 “굳이 대학을 갈지 말지”를 정하고 그 결론으로 선택하는 “유학” 생활이기에, 자녀의 유학 생활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우리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는” 의미로써 그 첫 걸음을 함께 해주려는 마음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은 곧 첫 일주일, 첫 한 달, 그리고 1학년 입학 3개월 후에 맞이하는 “첫 크리스마스 귀향”에 이르러 “이제 다 키웠다”는 마음으로 안심하게 된다. 물론, 유럽이란 “간판 체계”부터 “대중교통 이용법”이나 “마트나 슈퍼마켓”까지도 모두 “통일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사실 “완전히 낯선 곳”으로 유학을 보냈다고 느끼는 경우는 드물기에, 한국이나 일본에서 유럽으로 유학을 보낸 학부모보다는 훨씬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학생 자녀”를 바라보는 학부모의 시선은 한국과 유럽이 정말 많이 다르다. 우리 말로 “물가에 내놓은 자식”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자녀의 실제 생물학적인 연령과는 상관 없이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또 “한국 특유의 정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가족 안에서의 자녀”와 “사회 공동체 안에서의 자녀”는 조금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경우이다. 힘들고 길었던 고3 수험생의 삶을 끝내고 대학에 입학한 자녀는 한국에서라면 어느 정도 “부모와 여전히 함께 거주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학을 떠나보낸 경우에도 “여전히 함께 거주하듯” 자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궁금해하고 신경을 쏟는 학부모 또한 상당히 많다. 더구나, 메신저를 통해 수시로 톡을 주고 받는 것 뿐만 아니라, “만약을 위해 한국 전화번호 그대로 로밍폰을 쓰도록”하는 학부모까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솔직히, “타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르는데” 우리 아이를 걱정하고 매일 같이 하루의 일과를 수시로 묻고 답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오히려 “많은 대화”는 가족끼리 사랑과 정을 나눌 수 있는 더 소중한 가치가 되지 않을까?

(©Medu.News) 의대생을 거쳐 레지던트까지, 한국처럼 의국에서 쪽잠을 자는 것도 똑같다

유학생활 "방해하는" 부모의 마음?

우리 아이를 위한 마음이라는 생각에, 사실은 유학생의 “성공적인 정착”이나 여기에 반드시 수반되는 “필수적인 어려움의 시기”를 오히려 막아서는 경우가 많다. 우리 몸에 병원균이 침투하면 “맞서 싸우느라 통증과 열이 나타나는” 면역 반응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이러한 “필수적인 어려움의 시기”를 겪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현지 적응에 대한 면역력 확보”를 막아서는 훼방꾼 노릇을 하게 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아픈 유학생”의 경우에 부모가 한국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미리 아플 것을 대비해서 “동네 병원”을 통해 “미리 약을 지어 보내는” 노력부터, 아이가 아플 때 “동네 병원 선생님에게” 대신 진료를 받고 처방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것까지, 실제 주변의 한국인 유학생들을 통해 심심지 않게 보게되는 모습들이다. 물론, 유학 생활을 갓 시작한 경우에 아프면 현지 의료 시스템에 대해서 잘 알 수가 없기에, 이렇게 한국에서 서포트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강하지만, 유학 생활이 1-2년 이상 지난 경우에도 “한국에서 병원 진료를” 상담하고 문의하며, 심지어는 “일단 귀국해서 치료받고 다시 출국하는” 경우도 보게된다.

문제는 적어도 “1년 이상의 장기 유학”을 하는 중이라면, 게다가 “의대생, 치대생, 약대생” 같은 메디컬 유학을 하는 중이라면, 우리 아이 주변에 차고 넘치는 것이 “병원”이자 “의사”라는 것을 부모 스스로 잊고 지낸다는 것이다.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로, “한국 병원이 훨씬 좋다”는 이야기나 “한국 같으면 바로 주사를 맞고 좋은 약을 처방받아서” 치료 경과가 좋다는 식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우리 애가 의사 선생님에게 뭐라고 상담할지 몰라서” 라는 식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의과대 유학중인” 사람이라면, 적어도 “아플 때 누구에게 물어보고, 어디에 찾아가야 하는지”는 일반 유학생보다 훨씬 상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프면 일단 일주일 가량은 푹 쉬라”는 것이 유럽의 기본적인 처방 0단계인 것은 둘째로 하고, 사고를 당하는 등의 “트라우마(*외상)” 환자라거나, 코로나19와 같은 급성 감염병 환자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함부로 응급실을 찾아가서 “빨리 진료해주세요”를 외쳐서는 안 된다는 사실 정도는 충분히 의과대학 1학년부터 배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빠르고 편한 한국”에 기준을 맞추어 “치료를 해주지 않아서, 감기가 폐렴이 되면 어떻게 하나?”를 걱정하는 모습은 거의 “무지”에 가까운 상황이다.

유학생이라면 적어도 “내가 왜 여기에서 이것을 공부하는지”를 잘 따져보고 유학을 떠났어야 하지만, 요즘의 유학생 일부는 “엄마가 권해서, 또는 아빠가 알아보고” 유학을 떠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난다. 아마도 과거의 학부모에 비해 “정보 접근능력”이 훨씬 뛰어난 요즘의 학부모로서는 “가짜 정보를 걸러내는” 것이 당연히 자식을 위해 해주어야 할 노력으로 생각하지만, 정작 “유학을 위해 영어로 담당 기관에 확인하는” 부분은 생략하고, “아빠가 물어봤는데 여기가 좋겠어”하는 식으로 유학 계획에 돌입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필자와의 상담을 신청하는 학부모 가운데는 “일단 부모가 먼저 상담을 받고, 필요하면 학생은 나중에”라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 부모가 유학을 떠나는 심정으로 상세히 알아보고 판단해서 “걸러낸 좋은 것만” 우리 아이에게 주겠다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좋은 것을 찾기위해, 나쁜 것을 걸러내는 경험”을 아이 스스로 지녀야하는 건 아닐까? “유학 시작하면, 거기서부턴 알아서 하겠지요”라는 대답의 학부모는 “내가 다 해줄 수는 없으니, 거기서부턴 알아서”라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학부모 자신의 능력이나 여건에 따라 “자녀 스스로” 해야할 부분을 삭제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유학, 성공하려면 방치하라

유학 생활은 때로는 힘들고 위험할 가능성이 높다. 위험하다는 것도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위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공하려면 방치하시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기말 고사 기간에 “애가 혼자서 못 일어나서” 잠을 깨워주려고 부모가 전화를 하고 문자를 하는 것, 과연 그것이 우리 아이를 위한 일일까? 고교 시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도 “룸메이트”가 깨워주지 않으면 못 일어나는 아이라는 등의 부모 걱정은 사실 “부모가 질질 끌어온 고질병”일 가능성이 높다. 한 두번쯤 “늦잠”때문에 혼쭐이 날 수도 있고, 아니면 “지각과 결석” 때문에 아예 유급을 당할 수도 있다. 문제는 “부모 도움이 없어서” 유급까지 당할 학생이라면, 왜 유학을 하고 있는가? 자녀를 믿으시라. 결론은 이 한 마디 뿐이다. 부모가 믿어주지 않는 자녀는 결코 “외국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졸업하면 “한국에 돌아와서 국시 볼거라고?” 미안하지만, 국시를 볼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자기관리를 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면 아마도 국시 합격할 확률은 거의 없을 것이라 보는 것이 보편적일 것이다. “우리 아이는 좀 달라서”라는 말을 하기 이전에, “왜 우리 아이가 다른지, 혹은 특별한지”를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시라.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를 겪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유학 생활의 단면은 유학생 스스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고 또 이겨내야만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가 유학생을 걱정하는 기초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결국 “그 나라 말도 잘 안 통하는데”라는 것이다. 유학을 온다면, 또 유학중이라면 “당연히 그 나라 말을 더 하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았을까? 아무리 번역기가 잘 돌아가고, 스마트폰 하나면 굳이 현지어를 하지 못해도 살아갈 수 있는 시대라지만, 현지에서 “지인 찬스”를 스스로 살리지 못하는 이유가 “언어 소통”이라면, 정말로 제대로 유학하고 있는 것이 맞을까? “나중에 써먹을 일이 없는 언어”라는 둥, “배우기가 너무 어려운 언어”라는 둥, 외국어를 배우지 않는 이유는 너무 뻔하다. 잘 생각해보시라. “내가 못하는 외국어니까, 우리 아이도 당연히 어려워할거야” 라는 생각을 하시지는 않는지? 부모보다 뛰어난 자식으로 키우고자 했다면, 더욱 강하게, 더욱 자유롭게 방치하시라. 부모 스스로가 “이 정도는 다 알아서 해왔어”라고 자신의 성장기와 청년기를 자부할 수 있다면, 귀하의 자녀분 모두 다 “그 정도는 다 알아서 할 수 있는” 준수한 청년일 것이다. 외국어는 고시 공부가 아니라 “부딪혀서 체득하는” 측면이 훨씬 강하기에, 유학 중이라면 자꾸 바깥으로 나가서 “현지 언어”를 배우고 깨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메디컬 유학생은 “현지 환자와의 대화”가 실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허투루 듣지 마시길. 이탈리아어도 헝가리어도 독일어도, 모두 다 “미리 준비하고, 꾸준히 공부하는” 자세만이 정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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