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학 초보, 이메일만 잘 써도 절반은 성공?

메신저 “읽씹,” 유럽은 이메일도 마찬가지

유럽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의 절반 이상은 “유학 초보”인 것으로 나타나며, 유학 경험자 가운데도 교환학생이나 연수 경험이 있더라도 “한국의 모교”나 “유학원”을 통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처음 유럽 의대에 발을 내딛는 “수험생” 단계부터, 합격 후 첫 학기를 맞이하는 어엿한 “의대생”이 된 시점까지도 “질문을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지”에 따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답변을 얻어낼 수 있는지가 달라질 수 있음을 간과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특히나, “짧은 문자와 카톡”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급식체”와 같은 줄임말이 흔한 요즘, 한국에서 유럽으로 건너오려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게되는 “이메일은 어떻게 써야해?”라는 질문으로 시작해본다.

카톡이 하루에도 수십번은 족히 울려대는 한국인의 일상은, “정말 나에게 필요한 톡”을 걸러내는 일이 때로는 힘들 정도로 “톡의 홍수”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읽씹”이라는 상황에 내던져지기도 하고, “내가 남긴 톡의 숫자 1이 줄어들었나”에 끊임 없이 시선이 가기도 한다. 어쨌거나, “내 말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하기 때문일테니, 기왕이면 “대답을 꼭 하게 만드는, 그런 톡의 기술”이 중요하다고도 볼 수 있겠다. 유럽도 “메시징 앱”을 일반 “SMS 문자 메시지”보다 훨씬 많이 사용한 지 오래되었지만, 절대로 변하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중요한 내용일수록 우편물 > 이메일 > SMS 문자 메시지 > 카톡(*해외 메시징 앱)”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생각나는대로 남기게 되는 톡”을 바라보면 상대방의 (혹은 나 자신의) “생각의 흐름” 내지는 “뇌구조” 같은 것이라도 들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법인데, “생각을 정리해서 쓰게되는 이메일/우편”은 정말이지 “큰 마음을 먹지 않으면 쉽게 써내려가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닌” 그런 상당한 스킬이 필요한 “작업”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유럽에서는 “학교-학생-교직원” 사이에 나름의 “룰 오브 떰 or 썸 (*Rule of thumb)”이란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짧더라도 핵심을 놓치지 않으며 받는 사람에게 실례가 되지 않는” 이메일 나름의 삼단 논법에 가까운 구성을 지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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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께 존중 받는 이메일 쓰는 3가지 방법

매 학기 첫 수업마다 과목별 교수진은 항상 “내가 무슨 과목을 담당하고, 이 과목은 어떠한 것을 배우게 되고, 수업 자료는 어떠한 방식으로 제공되거나 또는 수업 시간에 화면으로만 제공되기도 하거니와, 나에게 질문이 있으면 무슨 요일 몇 시와 몇 시 사이에 방문 상담도 가능하지만, 이메일로 반드시 가능 여부를 물어보거나, 아예 왠만한 내용은 이메일로 질문을 마음껏 하라”는 오리엔테이션을 하곤 한다. 물론, 이렇게 공들여 오리엔테이션을 하더라도, 상당수의 학생들은 “이메일 질문 보다는 수업 도중에 질문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실제로 “수업 관련, 혹은 수업 외적인” 내용으로 교수진에게 직접 “이메일 문의”를 하는 학생들의 숫자는 생각보다 적은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일부 교수들은 스스로가 “그냥 카톡(*사실 What’s App 또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선호함)으로 연락해” 하는 경우도 제법 많아져서, 더군다나 “이메일로 교수진과 소통하는” 학생들의 비중은 정말 손에 꼽을 지경인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잘 쓴 이메일, 열 톡 안 부러운” 그런 상황으로 종종 이어지는데, 특히나 “영어를 제2 외국어로 사용하는 건, 우리나 유럽이나 매한가지”인 관계로, 솔직히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과 같은 영어권 국가에서 유학하는 경우에 비해 “영어 표현이나 문법에 대한 긴장감”은 확연히 낮아지곤 한다. 어차피 “소통의 중립적인 도구”로 여기는 것이 “영어”이기에, 간혹 발음이 엉뚱하거나 문법이 맞지 않거나, 특이한 어휘를 사용하는 경우 등은 “교수나 학생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잘 쓴 이메일이란 적당한 수준의 어휘와 문법만 뒷받침 하면, 내가 알고자/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하면 그만인” 정도가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교수진에게 잘 보이려면 “학기 첫 주에 수업 시간에 느낀 점, 어떻게 공부하는 게 좋을지 추천을 부탁하거나, 교과서에 등장하지 않는 해당 교수만의 자료나 언급 등”에 대해 1-2주차 정도에 이메일로 연락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교수들이 좋아하는 이메일에는 적어도 다음의 3가지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 현재 수업 시간에 진행중인 토픽을 명확히 언급하는 경우
  • 교수의 설명과 교과서 설명에 차이가 있다고 느끼는 경우
  • 내가 이해한 내용을 정리한 다음, 이렇게 이해해도 괜찮은지를 묻는 경우

그리고, “의대” 특성상, “구체적인 질병이나 증상에 어떠한 연관성은 없는지, 나름대로 읽었거나 환자로서 경험한 내용을 묻는” 학생에 대해서도 교수들은 “적극적으로 집중해서 수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기본적인 태도 점수를 부여하게 된다. 특히, 1-2학년 의대 수업은 “biology-chemistry-(physics)-biochemistry-anatomy-histology-physiology” 등으로 연결 고리가 이어지기 때문에, 교수진이 기초 과학을 전공한 경우인지 “임상을 겸하는 의사”인지에 따라 보다 clinical aspect 에 초점을 맞추어 질문하는 것을 선호하는 모습도 많이 볼 수가 있다. 때문에, “실제로 궁금한 내용이 없더라도, 교수진에게 내가 누구인지를 드러내려는 의도에서라도” 이메일을 정기적으로 보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구술 시험”을 치르는데 조금은 더 도움이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질문할게 없다거나 혼자 책 보고 찾아봐야지” 하는 식의 태도보다는 “책에서 찾아보니 이런 내용이 있던데, 혹시 수업 시간에 간단히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하는 식으로라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스킬은 “구술 시험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 뿐만 아니라, 추후 “임상 실습”에서도 자연스럽게 교수진과의 문답식 수업을 이어가는 기본 자산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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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주소부터 내용 구성까지 이런 것이 중요해

그런데, 이런 이메일도 사실 “기본적인 형식과 무언의 규칙”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지켜나가야만 “내용의 신뢰도를 잃지 않고, 작성한 사람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게 만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형식적인 질문이나 의례적인 요구”가 많은 “학생-교수진” 사이의 이메일 소통이 많을수록, “격식에 갖추어, 나름의 예의를 갖추어” 작성한 이메일은 “별 내용이 없어도 작성한 사람과 더 소통하고 싶게 만드는” 경우로 진화한다. 반면, “조리있게 내가 궁금한 내용을 정리하지 않아서, 보낸 사람 자신의 소개나 주어가 빠져버린 질문” 등을 남겼을 경우, 보낸 사람에 대한 “신뢰도는 추락하고, 그에 대한 답변은 읽씹으로 귀결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렇다면, “나름의 격식이나 예의” 같은 것이 과연 무엇을 뜻하는 걸까?

예를 들면, 한국 사람들은 흔히 이메일 주소를 “별명이나 애칭” 등으로 여기고 본명이 드러나지 않거나 “자녀의 이름으로”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유럽은 왠만큼 특이한 사람이 아니면, 대부분 “marco.polo@email.com” 등과 같이 firstname.familyname@domain.com 과 같은 규격으로 이메일을 만들어 사용한다. 특히, “업무상” 사용하는 이메일일수록 이러한 규칙은 명확하기 때문에, 비록 한국에서 (잘 사용하지도 않지만) 만들었던 이메일이 소중하다 느끼더라도 가급적 “gildong.hong@gmail.com (*특히, 유럽은 @daum.net, @hanmail.net, @naver.com 등과 같은 한국 내에서만 사용하는 도메인을 스팸!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과 같은 식으로 자신의 “본명이 드러나도록” 이메일 계정부터 새로 만드는 것이 좋다.

또한, 제목의 경우에도 “Hi~ 라던지 Hello~” 하는 식으로 쓴다거나 심지어는 “제목없음”으로 보내는 경우를 한국인 유학생에게 종종 발견하곤 하는데, 이것처럼 “읽씹 1순위”에 해당되는 메일도 없다. 제목이란 “내가 궁금하거나 하려는 말의 핵심 단어들로 3~6 단어” 정도가 적당하며, “핵심 중의 핵심이 맨 첫 단어에 가깝게” 작성할수록 상대방의 메일함에 “읽지 않은 메일” 속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고 답을 해주도록 만드는 기술이 된다. 예를 들면, “[학년-과목명] 핵심 단어”의 식으로 쓰는 것이 좋은 편인데, “[Year 1 – Molecular Biology] Different Explanations from our last class” 등과 같이 제목을 통해 “몇학년의 무슨 과목에서 어떤 내용으로” 발송한 이메일인지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종종, 교수들은 동시에 2개 이상의 학년에서 2개 이상의 과목을 가르칠 수도 있다).

메일 본문은 사실 “간단한 인사말+작성자 소개”를 시작으로, “현재 해당 수업에 대한 한 줄평 + 본론(1,2,3) + 마지막 감사말” 의 구조로 진행하면 이상적이다. 인사말의 경우, 상대방의 나이와 상관없이 “Dear professor (*이탈리아는 조교수 이상에게는 일반적으로 “professor”라고 호칭하며, 나이가 30 초반 이내로 보이는 경우에는 Mr./Ms. Family Name 으로 호칭할 수 있다 – 단, 당사자가 사전에 Linda 등으로 이름을 불러달라고 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시작하고, “I am Hong, who is taking your 1st year Molecular Biology class” 와 같은 짧은 자기 소개로 이어갈 수 있다 (**물론, 두 번째 이상 보내는 메일은 단순히 “It’s Hong, again, professor” 와 같은 식으로 줄여도 된다). 이후, 본론의 경우에는 “질문인지 요청인지”에 따라 짧게 혹은 짧지 않게 표현을 쓰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나 “요청”이나 “부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I understand this may not be allowed, but could you be so kind to let us/me … ?” 등과 같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혹시나 … 하도록 해주실 수 있을까요?”와 같은 “에둘러 표현하는 부탁이나 요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되지 않을 것 같은 요청”은 아예 안 하는 것이 맞겠지만,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자체를 잘 몰라서” 하게되는 부탁이나 요청의 경우에도 반드시 “could you be so kind …” 의 표현을 적는다면, 적어도 “건방지다”거나 “어찌 감히” 와 같은 대답을 듣게 될 일은 전혀 없다.

또한, “질문이나 요청”이 한 가지 이상일 경우에는 가급적 다음과 같이 “한 줄을 띄어쓴 다음에 번호나 불릿을 붙여서 내용을 하나씩 구분”해주는 것이, 읽는 사람이 핵심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Meanwhile, I recently figured out there were some questions that I needed to ask you during the class as following:

      • how do we know if A does NOT have the same (or similar) surroundings,
      • if B DOES have the same conditions, what effects can A have,
      • and the figure 4-2 shown on the textbook somehow seems to be different from what you showed us during the class 

이렇게 “본론”을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을 다 적었다면, 반드시 “끝맺음은 감사말”로 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As above, I would like to ask you to kindly cover these questions either by email or during the class, if you have some time.

Thank you once again, and I hope to see or hear from you soon, professor.

Best regards,

Hong

(*본문 중간에서는 professor 와 같은 호칭을 반복해서 쓸 필요는 없지만, 메일 맨 처음과 마지막에서는 professor 호칭을 붙여주는 것이 조금 더 공손해보인다).

 

 

영어 표현, 몇 가지 알아두고 돌려막기 충분해

사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어로도 메일 쓰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유럽 사람들에게 메일을 쓰는 것은 “서로가 중립적인 언어로 소통하는 것”일 뿐이므로, 내가 사용하는 어휘의 다양성을 굳이 뽐내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문법이나 어휘”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위에 간단한 예문으로 적었듯, 사실 대단한 문장을 써가며 교수진과 이메일로 소통할 필요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나도 써먹을 만한 어휘나 표현이 없을까?”를 집중하며 이메일을 주고 받아가면, “조금씩 베껴쓰고 돌려쓰고 나눠쓰는” 그런 이메일 소통과 학습의 시간이 될 것이다. 물론, 되도 않는 어휘를 굳이 찾아서 쓴다거나, “한국어 표현 그대로 영어 사전을 찾아쓰는” 그런 노력을 하는 것 보다도, “어떻게 하면 외국인들처럼 간단히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 의외로 메일 쓰는 일은 두려울 것이 없다. 왜냐고? “얼마든지 썼다가 지웠다가” 고민 끝에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메일, 작성만 잘 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영어 이메일 뿐만 아니라,  한국어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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